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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신성장동력 확보와 해외 진출 가속화

국내 S사는 글로벌 IT기업들의 생산거점이자 전 세계 낸드플래시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안을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선정했다. 2012년 4월 SCS(Samsung China Semiconductor)를 설립하고, 같은 해 9월 반도체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S사의 시안 반도체공장은 부지면적 114만m2에 연면적 23만m2 규모로 건설됐다. 총 투자 규모는 7조 원으로, 역대 해외 투자 중 최대 수준이었다. 2014년 5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 3D V낸드를 양산하며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핵심 기지의 한 축을 담당했다. S사의 시안 반도체공장 건설에 따라 국내 협력회사들도 시안에 동반 진출했다. 동우화인켐 역시 2012년 12월 SEMA(Sumika Electronic Materials(Xi'an) Co., Ltd.)를 설립하고, 반도체용 케미컬의 중국 거점 마련에 나섰다. 케미컬사업에 있어 디스플레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반도체 재료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었다.

공장 설립 준비는 2012년 5월 시작했다. SEMA의 예정된 생산품목은 과산화수소, 황산, 암모니아수 등 초순수 케미컬이었다. IT단지 안에 케미컬공장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다행히 허페이에 SEMH를 설립하며 축적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었고, 중국에 반도체공장을 처음 세우는 고객사의 지원으로 무사히 인허가를 마무리했다. 2013년 1월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과산화수소 2개 라인, 황산 1개 라인, 암모니아수 1개 라인을 구축했다. 고객사의 양산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어 연말까지 공장 건설은 물론 시운전까지 마쳐야 했다. 반도체 공정은 디스플레이 공정보다 훨씬 높은 품질관리 수준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현지 인력의 경우 반도체 관련 설비 구축과 생산 경험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에서 대대적인 인력을 파견해 이물 등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건설공사와 함께 현지 인력 채용과 교육이 이뤄졌다. 익산 신흥공장에서 SEMA 연수생들의 교육을 맡았다. 초순수 케미컬의 제조공정과 설비 원리를 이해시키는 한편 그동안 축적된 현장기술과 운전능력을 약 3개월 과정으로 교육했다.

원재료 협력업체 발굴 등 SCM(Supply Chain Mana gement)도 구축했다. 황산과 암모니아수 원재료 업체는 중국 현지 업체를 발굴했다. 그러나 과산화수소 원재료는 시안 근교에서 조달하기가 무리라고 판단해 한국의 한솔케미칼을 동반 진출시켰다. SEMA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연면적 4만 6,525m2 규모로 2014년 1월 과산화수소, 황산, 암모니아수 양산을 개시했다. 생산능력은 과산화수소 1,100톤/월, 황산 1,000톤/월, 암모니아수 600톤/월을 갖췄다. 양산 첫해 과산화수소 500톤/월, 황산 350톤/월, 암모니아수 150톤/월을 공급했다. 이후 곧바로 고객사의 반도체 호황으로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증설을 서둘렀다. 2015년 6월 과산화수소 2계열 증설을 완료한 데 이어 2016년 1월에는 황산 2계열 증설을 완료했다.

이에 힘입어 SEMA의 매출액은 2014년 206억 원에서, 2015년 424억 원, 2016년 668억 원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동우화인켐은 SEMA의 성공적인 가동으로 중국 반도체재료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있었다.

2012년 중국의 B사는 허페이에 8.5세대 LCD 라인(B5)의 신규 건설을 추진했다. 이에 동우화인켐 케미컬사업 부문의 첫 중국 현지법인인 SEMH는 디스플레이용 케미컬 공급 확대의 전기를 마련했다. B사는 2011년 베이징에 첫 번째 8.5세대인 B4 라인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몇 달 만에 바로 새로운 8.5세대 라인 투자에 들어간 것이었다. B사가 대형 LCD 패널 투자에 적극 나선 것은 중국 TV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다 현지 TV 업체들이 자국 패널 구매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B5는 앞선 LCD 라인과 비교해 배선막질을 Al 에서 Cu로 전환하기로 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재료업체로 동우화인켐을 선정했다. B3로의 차질 없는 케미컬 공급 실적이 인정됐고,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에 이미 Cu 에천트를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신뢰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실 SEMH는 B3에 대응해 설립했으나 공급물량이 적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B5로 공급처를 확대하면서 2014년부터는 성장세를 이어 갔다. 더욱이 처음으로 Cu 에천트 공급에 나서면서 앞선 기술력까지 인정받으며 이후 허페이의 B9(10.5세대 라인), 우한의 B17(10.5세대 라인)로까지 공급처를 확대해 나갔다.

한편 동우화인켐은 B사가 충칭에 설립한 8.5세대 LCD 라인(B8) 공급업체로 선정되자 2014년 초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2월 제품 제조 플랜트 건설 및 법인 설립 준비 인력을 현지로 파견해 같은 해 5월 SEMC(Sumika Electronic Materials(Chongqing) Co., Ltd.)를 설립했다. 충칭은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로, 중국 서남부 중심도시였다. B사의 B8 건설은 중국 서부 대개발의 중심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인허가 과정은 큰무리 없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관건은 부지조성공사였 다. 충칭은 산과 구릉이 많은 지형인데, 동우화인켐이 분양받은 부지 역시 최대 30m 높이의 땅을 메워야 하는 여건이었다. SEMH, SEMA 등 앞서 수행한 중국 현지 공장 건설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난관이었다. 충칭시 개발구에서 되메우기 공사를 수행해 줬으나 시간 지연은 불가피했다. 안전 확보를 위해 10m 단위로 되메우기와 항타작업을 반복적으로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고객사인 B사로부터 납기 단축 요청이 들어왔다. 동우화인켐은 납기 준수를 위해 제품 제조, 분석, 출하에 필요한 플랜트 공사를 최우선으로 진행했다. 한국 본사는 물론 그동안 중국 현지에서 플랜트 건설을 수행한 인력을 중심으로 차질 없이 건설공사를 이어 나갔다. 또 상해관리회사 등 스미토모화학 관계사들의 지원과 협력 속에 현지 인원 채용 및 교육, 각 부문 세트업을 진행했다.

SEMC는 2015년 3월 에천트를 주력 생산품으로 하여 B사의 B8에 공급을 개시했다. 이와 동시에 신규 업체 발굴을 통한 매출 확대를 모색했다. 충칭시의 라이바오(Laibao), 쓰촨성 몐양시의 HKC, 허베이성의 비전옥스(Visionox) 등의 로컬 고객을 발굴함으로써 중국 서부지역 거점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2010년대 들어 중국에 이어 베트남이 국내 전자 및 디스플레이업체들의 해외 생산거점으로 각광받았다. 풍부한 노동력은 근면하고 손재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인건비는 중국의 30%에 불과했다. 베트남 정부 또한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벌였다. S사가 2008년 베트남에 휴대폰 생산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S디스플레이도 2014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S사 휴대폰 제조 공장이 있는 박닌성 옌퐁공단 인근에 모듈 생산 시설을 건립해 LCD 모듈 거점을 확보했다. L디스플레이는 2016년 베트남 하이퐁시에 베트남 첫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동우화인켐은 베트남이 세계 디스플레이 생산거점으로 부상하자 편광필름사업의 현지 진출을 결정했다. 팔봉 OF공장은 문을 닫기로 하고, 2016년 4월 SEMV(Sumitomo Electronic Materials Vietnam CO., LTD.)를 설립했다. 광학소재사업부문 최초의 해외 현지법인이었다.

편광필름 공급방식은 크게 Chip(Chip to Panel) 방식과 RTP(Roll to Panel) 방식으로 나뉜다. Chip 방식은 편광필름 원반을 커팅, 검사, 연마, 패킹한 제품을 운반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것으로 LED 혹은 OLED TV 용도의 초대형 크기 필름인 OF TV와 스마트폰 용도의 중소형 크기 필름인 OF MD로 다시 분류된다. RTP 방식은 LCD TV 용도로 고객 사이트 내에서 패널을 제공받아 편광필름 원반을 직접 접합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SEMV는 2016년 8월부터 고객사 베트남 생산법인 내에서 RTP 방식으로 공급을 개시했다. 생산능력은 500Kset/월 규모였다. 이로써 동우화인켐은 편광필름 사업에서도 해외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동안 동우화인켐은 중국에 대한 케미컬사업부문의 진출이 활발한 것과 달리 광학소재사업부문에서는 중국 진출을 단행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LCD산업의 주도권이 점차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어 시급한 대응이 요청됐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급성장은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에는 심각한 위협이 되는 한편으로 소재·장비 업체들에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BOE는 2014년 스마트폰과 PC용 패널 시장점유율에서 각각 20%, 31%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15년부터는 10.5세대 라인 투자를 통해 대형 TV용 패널 생산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전개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Markit에 따르면 BOE는 2017년 1월 대형 디스플레이부문에서 전 세계 출하량의 22.3%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CSOT 역시 2016년부터 11세대 라인 투자를 진행해 대면적 LCD 영역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었다.

동우화인켐과 스미토모화학은 2016년 2월 중국 동쉬광덴(Tunghsu)과 편광필름사업 계약을 맺고 합작법인 ‘XUYOU전자재료’를 설립했다. 동쉬광덴은 중국 최대의 유리기판 제조 회사로,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급성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특히 WPL(Wuxi PL)은 일본, 한국, 대만 외에 처음으로 설립된 편광필름 원반 생산법인이었다. 그만큼 세계 디스플레이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중국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었다. 이와 함께 FOF(Fuzhou OF)를 함께 설립해 전공정에서부터 후공정에 이르기까지 중국 내 일괄생산 체계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