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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신성장동력 확보와 해외 진출 가속화

세계 편광필름시장은 2007년 삼성SDI의 편광필름사업 개시 이후 동우화인켐, LG화학 등 국내 업체와 니토덴코 등 일본 업체 그리고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성장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 간의 경쟁으로 더욱 치열해졌다. 기존 TAC 필름이 주도하던 LCD용 편광필름은 수분 등 외부환경 변화에 둔감한 신규 광학필름 소재를 채택하고 더 얇은 필름을 추구하면서 코스트(Cost) 대비 퍼포먼스(Performance)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제품 개발이 진행됐다. 동우화인켐은 LCD용 편광필름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력 강화를 통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했다. 편광자의 보호필름인 TAC의 대체 필름으로 저투습 기재필름을 신규 채용하기 위해서는 수계 접착이 아닌 비수계 접착, 즉 UV 접착이 요구됐다. 아크릴, COP, PET 등 저투습 기재필름은 점도가 높고 광학특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었다.

특히 UV 접착은 수계 접착에 필요한 건조 프로세스 등이 필요 없어 공정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생산속도를 크게 높이면서 원가는 절감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가 기대됐다. 동우화인켐은 습식방식인 PL2~5 라인 중 광폭라인인 PL2와 초광폭라인인 PL5의 UV 개조공사를 실시했다. 편광자에 보호필름을 양면으로 붙이기 위해 압력을 가하는 공정이 필요한데 UV 공정은 수계공정보다 10배의 압력이 필요했다. 더구나 압력이 높아 작은 이물에도 제품에 큰 손상을 입혔다. 수계방식에서는 별문제가 되지 않던 이물도 UV 방식에서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수계방식에서 이뤄냈던 수율을 UV 방식에서도 달성해야 했기에 끊임없는 관리로 공정 조건을 맞추며 운전 역량을 향상시켜 나갔다. 2012년 9월 PL5 라인, 2013년 9월 PL2 라인의 UV 개조공사를 완료하고, 편광필름 생산 효율화 기반을 마련했다.

동우화인켐은 편광필름 UV 개조 이후 2015년 양면 아크릴 편광필름을 개발해 L디스플레이에 공급하면서 LCD TV 편광필름시장 주도권을 견지했다. 프리미엄급 TV 수요 확대로 고객사에서는 내구성 강화 차원에서 아크릴 필름 채택을 확대하고 있었다. TAC 필름은 빛 샘과 얼룩이 남는 취약점이 있고,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위상차가 다소 큰 단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하는 형태여서 원가 절감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이에 비해 아크릴은 TAC의 단점 보완은 물론 어느 각도에서나 동등한 선명도가 가능했다. 동우화인켐은 스미토모화학에서 아크릴 계열인 PMMA(Poly Methyl Methacrylate)를 공급받을 수 있어 아크릴 편광필름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2015년 국내 고객사에 이어 중국 패널 업체에도 아크릴 편광필름을 공급하면서 편광필름사업 성장의 계기를 또 한 번 마련했다.

광학소재사업의 경쟁력 제고

  • 2012.03.06 TAC 필름 SAG5 출하 기념식

    2012.03.06 TAC 필름 SAG5 출하 기념식

동우화인켐은 2009년 11월 KST 1라인 준공에 이어 2011년 8월 KST 2라인 건설을 완료하고 표면처리사업을 확대했다. KST 1라인에서는 반사방지 필름, KST 2라인에서는 하드코트(Hard Coat) 필름 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1년 12월 KST 2라인에서 L디스플레이 노트 북용 하드코트 필름(제품명: DH4G/KH1) 양산을 개시했다. 2012년 3월에는 KST 1라인에서 TV용 표면처리 TAC 필름(제품명: SAG5)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2011년 3월 연구개발에 착수한 지 약 1년 만에 양산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TAC 필름 표면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후 고객사의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계속 해서 짧아지면서 이에 대한 제품 개발과 양산 대응에 한계가 왔다. 표면처리에 바르는 약액으로 인한 품질문제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더구나 TV의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저코스트 제품의 요구가 많아져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결국 KST 1라인은 점착제 코팅 라인으로 전환해 편광필름 제조원가 절감에 기여했다. 한편 동우화인켐은 2014년 1월 KEF(Korea Extrusion Film) 라인에서 압출기(Extruder)를 이용해 PMMA(제품명: WOLF) 필름 양산을 개시했다. 일본의 스미토모화학과 ESC에 이어 세계 3번째로 PMMA 필름 양산에 성공한 것이었다.

 2012.03.06 TAC 필름 SAG5 출하 기념식

2012.03.06 TAC 필름 SAG5 출하 기념식

PMMA 필름은 편광필름에 사용되는 TAC 필름을 대체하는 아크릴 계열의 필름으로 성형 시 투명성과 광택성 등의 광학적 특성이 뛰어나며 경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물과 친화성이 없어 수계접착이 어렵기 때문에 UV 경화제를 이용해 필름 접합을 하는 PL 라인에 사용됐다. 특히 동우화인켐은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KEF 라인에서 1,960mm 이상의 초광폭 제품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WOLF(Well above Of LCD Film)’라는 제품명은 기존 TAC 필름을 대체하는 양질의 필름이란 뜻을 담고 있었다.

LCD는 편광필름 두 개 사이에 있는 액정을 이용해 빛의 방향을 바꾸거나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투과형 디스플레이다. 반면 OLED는 OLED 소자 자체에 전기 신호를 주어 빛이 나게 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따라서 편광필름이 반드시 필요한 LCD와 달리 OLED는 편광필름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편광필름을 채용한 이유는 블랙화면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햇빛이 내리쬐는 야외에서도 디스플레이 화면을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LCD의 편광필름을 통과한 빛은 특정 축 방향으로 진동하게 되는데, 이를 선평광이라고 한다. 보통 무편광 빛이 편광필름을 통과하면 50% 이하로 밝기가 감소한다. 편광되지 않은 빛 중에서 선편광 빛만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편광 빛이 같은 축의 선편광을 그대로 통과한다면 빛이 모두 통과하기 때문에 밝기 변화가 거의 없다.

OLED에서는 편광 빛이 선편광판을 통과하면서 선평광이 되고, 이 빛이 위상지연필름(45°)을 통과하며 원편광으로 변한다. OLED는 이러한 원편광 특성을 이용해 반사되는 빛을 막는다. 따라서 LCD용 편광필름은 2장, OLED용 편광필름은 1장이 사용된다. OLED에도 편광필름이 이용되면서 동우화인켐의 편광필름사업은 세계 LCD산업의 하락세에 대응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LCD용 편광필름의 경우 LCD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비해 OLED용 편광필름은 단순한 선평광이 아닌 복잡한 원평광 구조이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품목이 었다. 국내 S사의 프리미엄 모델에 처음 OLED용 편광필름 공급을 시작으로 OLED용 편광필름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동우화인켐은 액정보상 편광필름 개발에 나섰다. 액정과 반대로 꼬아놓은 액정코팅 보상필름을 사용해 발생한 위상차를 전 파장에서 보상시켜 기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외부 업체에서 수급한 액정코팅 보상 필름의 불량률이 80~90%에 달해 양산을 포기했다. 다시 대안을 모색한 결과 COP 보상필름을 1장에서 2장으로 늘려 반사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정면 블랙 구현율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2014년과 2015년 S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까지 편광필름을 공급했다. OLED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OLED 태블릿시장까지 진입하면서 동우화인켐 OLED용 편광필름 매출액은 2010년 315억 원에서 2014년 1,300억 원으로 급상승했다. 동우화인켐은 OLED TV용 편광필름 개발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대형 OLED 디스플레이시장의 성장에 대응해 OLED TV용 편광필름을 적극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세계 편광필름산업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2010년대 중반 OLED TV 수요가 점차 많아지면서 TV 제조사들의 OLED 구매가 확대됐다. 이에 국내 고객사는 OLED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며 ‘OLED 대세화’ 에 앞장섰다. OLED의 대형화와 함께 완벽한 블랙 색감을 구현하기 위한 반사방지 성능 향상은 더욱 중요시 됐다. 동우화인켐은 2015년 보상필름으로 COP를 채용한 L디스플레이 OLED TV용 편광필름 개발에 착수했다. 2016년 2월부터 고객사의 양산성 검증을 실시한 결과 같은 해 3월 WBO(Wine Black OLED) 판매를 개시 했다. OLED TV용 편광필름시장에 처음 진입한 것이었다. 나아가 2016년 11월 자체 개발한 액정코팅형 위상차 필름을 적용한 NBO(Neutral Black OLED)의 고객사 검증을 완료하고 같은 해 12월부터 L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

동우화인켐은 업계 최초로 액정코팅형 위상차 필름을 개발, 양산 적용함으로써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액정코팅형 위상차 필름으로 경쟁사와의 기술차별화에 성공하며 OLED용 편광필름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