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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신성장동력 확보와 해외 진출 가속화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S사, SK사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했다. 2007~2009년 반도체 치킨게임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D램 가격이 폭락하며 반도체 기업들의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속에서도 S사는 한발 앞선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2011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라인인 화성캠퍼스 16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12년 3월 공식 출범한 SK사는 같은해 청주 M12 라인을 준공하는 등 세계 D램 시장의 빅3로 부상했다.

동우화인켐은 세계 1, 2위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국내 기업들의 시설 투자와 생산규모 증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2011년 7월 과산화수소 3계열 양산을 시작으로 2012년 6월 4계열, 2012년 12월 5계열, 2014년 9월 6계열, 2015년 12월 7, 8계열까지 증설해 잇달아 양산에 들어갔다. 동우화인켐은 특히 과산화수소 플랜트 증설로 양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순도를 높이기 위한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과산화수소 공정은 이온 교환을 통해 정제를 하는데 기존의 이온 교환 방법은 양이온이나 음이온을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5~8계열 증설 과정에서는 이러한 이온 교환 방법을 변경해 양이온과 음이온을 혼합한 믹스드 베드(Mixed Bed) 형태의 혼합형 수지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혼합형 타워를 추가 건설해 이온 교환 능력을 증대했다.

2014년 평택공장에서는 IPA 공정 설비 및 환경 개선을 추진했다. 2003년부터 IPA 플랜트를 익산공장에서 평택공장으로 이관해 생산하고 있었는데, 보다 높은 품질의 IPA 양산을 위해 혁신활동에 나선 것이었다. 먼저 증류탑 정제율 향상을 위해 IPA 증류탑 단수를 기존 20단에서 40단으로 확충하고, 설비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해 품질 수준을 90% 이상 향상시켰다. 제품 필터율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는 기존 2단 필터를 3단 필터로 강화하는 한편 직접 눈으로 해왔던 차압 관리를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개선해 파티클(Particle) 산포를 최소화했다. 원료 투입 장소도 개선했다. 외부에 노출돼 있던 원료 투입구에 클린 부스(Clean Booth)를 신규로 설치해 외부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거뒀다. 원료를 투입할 때 원료 투입구에 파티클이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을 거의 제로화했으며, 고객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량률을 최소화해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켰다. 또 야드에서 진행하던 제조 및 포장 절차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클린룸을 신규로 설치해 외부 오염을 최소화하며 작업 효율도 높였다. 동우화인켐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품질 향상을 이룩한 결과 2014년 국내 S사가 주최한 ‘상생협력 DAY’ 행사에서 제조혁신부문 혁신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S사의 200여 개 협력회사 가운데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제조 혁신에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인정받았다. IPA 공정 설비 및 환경 개선을 통해 고객사의 생산 프로세스를 경쟁사 대비 3분의 1로 단축시켜 매우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의 반도체 치킨게임 후 우리나라의 반도체업계는 승승장구했다. D램은 물론 낸드 플래시 수요도 급증해 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국내 S사는 미세화 한계 돌파로 D램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했다. 2015년 세계 최초로 20나노 8Gb GDDR5 그래픽 D램 양산에 들어갔다. PC용·모바일용·서버용·그래픽용 등 모든 종류의 D램을 세계 최초로 20나노 미세공정으로 양산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 시대를 개막해 다시 한번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돌파했다. 고객사의 반도체 미세공정의 발전에 맞춰 동우화인켐 역시 반도체용 케미컬 생산역량과 기술수준의 향상이 요구됐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발전에 발맞춰 반도체 케미컬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케미컬의 품질경쟁력 강화 및 고객 VOC에 대응하는 제조설비를 익산 신흥공장 내에 새로 구축하기로 했다. 동우화인켐은 나노(Nano)1 플랜트 건설에 착수해 2015년 8월 준공했다. 반도체와 LCD용 케미컬에 대한 구분보다는 유기와 무기재료로 구분해 생산, 관리하던 기존 체계는 나노1 플랜트 준공 이후 반도체용 케미컬과 LCD용 케미컬로 전문화, 체계화됐다.

나노1 플랜트는 익산 신흥공장 최초로 전 공정을 클린룸으로 설계했다. 전체 3층 규모로 1층은 ArF-시너 (Thinner) 등 기능성 웨트 케미컬의 포장 및 원료 입고, 2층은 ArF-시너, MC-01, cSAT 1.0C1 등 반도체향 유기계 제품군 제조 및 포장, 3층은 KrF 및 i-line PR 등 레지스트 제조 및 포장 설비를 구축했다. 증류탑 설치를 통해 정제원료를 사용함으로써 품질 강화 효과도 거뒀다. 이와 함께 나노분석실을 준공해 분석기능을 한층 더 강화했다. 나노1 플랜트 준공에 이어 곧바로 나노2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2016년 1월 건축공사 착공 및 설비 발주에 들어가 같은 해 8월 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10월 시운전 후 준공했다. 나노2 플랜트 역시 클린룸으로 설계해 청정환경 내 제조를 통한 품질 강화를 도모했다.

또 이물질 관리 강화를 위해 필터 하우징(Filter Housing)과 차압 확인이 가능한 차압계를 도입했다. 원료 투입 방식도 변경했다. 기존의 플로우 미터(Flow Meter)에 의한 원료 투입 방식에서 벗어나 베셀에 로드 셀(Load Cell)을 추가해 교차 점검을 실시할 수 있게 했다. 제품 저장탱크를 설치해 안전재고 확보 효과도 거뒀다. 나노2 플랜트에서는 폴리 에천트(Poly Etchant), FND-03, HNO3, SAC-250, LCE-SL 등의 제품을 생산해 지속적인 반도체용 케미컬 수요 증가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동우화인켐은 나노 플랜트 신규 건설을 계기로 익산 신흥공장의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제조그룹 내 반도 체재료파트와 IT재료파트로 나눠 반도체와 LCD의 조직을 분리했다. 한편 나노 플랜트 신규 건설뿐만 아니라 노후설비의 리스크 해지 활동도 병행했다. 익산 신흥공장은 동우화인켐의 모태 공장으로서 동양화학 시절부터 운영해 온 공장이었기 때문에 유틸리티 설비 등의 노후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화재 △정전 △ 지진 △누출 등 4가지의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노후설비 개선활동을 벌였다. 전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로 분리 및 노후 변압기 교체 등을 실시했다.

특히 나노1 플랜트 건설 과정에서 고객사와 연계해 TPM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고객사의 지원 속에 베스트 프랙티스 활동을 약 1년간 진행했다. 고객사는 협력회사의 기업체질 개선 및 제조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베스트 프랙티스 활동으로 ‘PRO-3M’ 활동을 지원했다. 3M은 마이 머신(My Machine), 마이 잡(My Job), 마이 에어리어(My Area) 등 3가지로 구성됐다. 이는 각각 작업자가 관리하는 설비·업무·공간을 의미했다. 자신이 관리하는 설비의 기능과 구조를 이해해 최상의 효율로 작동시키고 스스로의 업무기술을 개발해 업무표준을 따르며 자신의 작업공간을 안전과 오염 등의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깨끗하게 유지하는 활동을 일컬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설비가 구현할 수 있는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무결점 품질을 확보함으로써 불량률을 크게 줄였다. 설비효율을 향상시키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생산효율도 함께 올라갔다. 고객사의 지원으로 영국의 컨설팅 회사에서 동우화인켐의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기도 했다.

동우화인켐은 고객사의 지도와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간 TPM활동을 벌였다. 현장의 설비 정상작동 여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동선을 따라 부착물을 설치했는데, 고객사에서 역으로 이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2015년 ‘S상생협력 DAY’ 행사에서 2등을 차지하며, 제조·품질·프로세스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조혁신활동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동우화인켐은 이처럼 나노 플랜트 준공, 반도체용 케미컬 제조현장 혁신활동 등을 통해 반도체용 재료기 업으로서 면모를 한층 일신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동우화인켐의 컬러레지스트사업도 급성장했다. 그러나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기업 그리고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확실히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발상을 전환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됐다. 컬러레지스트는 고성능 디바이스의 방향성에 맞춰 자연색에 가까운 색을 낼 수 있도록 고휘도, 고해상도, 고색재현, 고신뢰성 등을 추구해 왔다. 동우화인켐은 고색재현 및 고해상도, 코팅 균일성(Coating Uniformity) 등을 달성하기 위해 기초소재인 안료와 함께 보다 미립화 상태인 염료를 도입하기로 했다.

염료는 분자구조 및 존재하는 입자 형태에 의해 내열성, 내광성 및 내용제성 등에서 안료 대비 취약한 특성을 지녔다. 대부분의 LCD용 프로세스는 250도 이상의 공정을 택하고 있어 내열성이 필수였다. 이 때문에 이전까지 안료 기반의 컬러레지스트가 주류를 이뤄오고 있었다. 그러나 안료 역시 단점이 있었다. 색재현, 투과율 등의 측면에서 염료보다 성능이 떨어졌다. 동우화인 켐은 안료의 처리나 분산에 의한 미립화만으로는 더 이상 크게 성능이 개선되지 않는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안료로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특성을 염료로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컬러레지스트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오래전부터 염료를 합성하면서 컬러 합성기술에 독보적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동우화인켐은 스미토모화학과 협력해 염료-안료 하이브리드 컬러레지스트 개발 속도를 높여 나갔다.

염료는 안료에 비해 신뢰성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자연색에 가까운 색을 재현하는 데 유리했다. 그러나 색을 전체적으로 컨트롤하는 모체가 빛에 약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동우화인켐은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에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모체를 찾는 데 집중했다. 여기에 스미토모화학의 염료 합성기술을 적용해 2010년 세계 최초로 염료-안료 하이브리드 컬러레지스트를 개발했다.

동우화인켐은 고객사에 처음 하이브리드 컬러레지스트를 공급한 데 이어 2012년 경쟁사를 제치고 또 다른 고객사에 OLED용 컬러레지스트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2015년 매출 2,000억 원을 기록하고 세계 시장점유율 27%를 확보해 글로벌 넘버원에 올랐다. 나아가 동우화인켐 중심으로 스미토모화학의 글로벌 운영체계를 확립하며 세계 1, 2위의 한국 디스플레이기업은 물론 급부상하는 중국 디스플레이업계에 대한 컬러레지스트 공급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